남우세스러운 옷 얘기 ep.02
‘남우세스럽다’ : 남에게 비웃음과 놀림을 받을 듯하다.

‘남우세스러운 옷 얘기’ 에디터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의류를 소개하는 Fake Magazine 연재물로써, 임찬영 에디터가 좋아하거나 소개하고 싶었던 의류를 중점으로 솔직하고 담백하게 얘기하려고 합니다. 


 시작하기 전에, 안녕하세요. 오늘도 어김없이 놀림 받을 옷 얘기로 한 가득 들고 온 ‘남우세스러운 옷 얘기’ 에디터 임찬영 입니다. 오늘은 M-65필드 자켓으로 두 번째 이야기를 채울까 합니다. M-65 필드 자켓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건 빈티지 샵에서 일할 때 같이 일하는 직원의 영향으로 ‘택시 드라이버’ 영화를 보고 나서 m-65 필드자켓으로 1시간 동안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처음엔 ‘저게 뭐라고 저 정도로 얘기하지?’라는 생각이 들어 듣는 중간에 화장실 가겠다 하고 얘기를 끊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찬영씨도 한번 느껴보세요’라고 말하며 직원분에게 m-65 필드자켓을 생일 선물로 받았습니다. 지금 와서는 자주 입다 보니 왜 그렇게 오랫동안 얘기했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중간에 얘기를 끊었던 행동이 죄송하게 느껴지네요. 그때의 행동을 반성하는 마음을 담아 매력적인 M-65 필드 자켓에 대해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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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복의 영감을 주는 결코 마르지 않는 우물 군복, 오늘 소개해드리는 M-65 Jacket의 M-65는 "M-1965"의 줄임말이다.


  독자 여러분은 1960년에서 1975년에 벌어진 배트남전 잘 알고 계시나요? 간략하게 설명하면 베트남전은 북베트남과 남베트남 사이에서 일어난 전쟁이며 제 2의 인도차이나 전쟁이라고도 불립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월남전쟁이라고도 하는데 월남의 뜻이 ‘베트남’의 음역어 이기 때문에 월남전쟁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1964년 ‘통키만 사건’으로 시작하여 미군이 개입해 일어났습니다. 베트남 전쟁에서도 여러 국가에서 파병과 지원을 해주었는데 결국 남베트남 , 미국 , 캄보디아, 라오스, 대한민국, 태국, 호주, 필리핀, 뉴질랜드 및 기타 연합군 vs 북베트남 , 소련, 중국을 비롯한 공산권 국가라고 생각하시면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이 전쟁에서도 세계2차 대전에서 입었던 m-43 , m-51 야전상의가 보급됨을 예상하였지만 전쟁국가인 베트남 날씨에 적응하기 위해 1965년 미국에서 만들어졌던 야전 상의인 m-65 필드 자켓이 보급되었습니다. 밀리터리 제품 중에서도 특히 M-65 필드자켓이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보이는 이유가 있는데 1964전쟁 당시 베트남전에 한국에서도 파병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10개 정도의 파병부대가 1965년에서 1975년까지 베트남전에서 총 55만 3387건의 작전을 수행했다고 하니 셀 수도 없이 많은 인원이 파병을 갔을 거라 봅니다. 전쟁에서 살아서 돌아온 참전용사들이 입고 있던 옷이 m-65 필드자켓이다 보니 한동안은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개체수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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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2차 대전에서 입었던 야전상의와의 차이점이라면 원단과 디자인이라고 얘기합니다. 이전 M-43이나 M-51은 면 100% 사틴조직으로 만들어졌다면 M-65 부터는 면 50% 나일론 50%로 만들어졌습니다. 요즘 말로는 M-65 필드자켓부터 원단은 NYCO 원단으로 사틴을 짰다고도 애기합니다. 이전 면 100% 원단과 나일론이 50% 섞인 원단의 차이점을 얘기하자면 기존의 쓰였던 면 100% 보다 흡습속 건성에 탁월하여 땀과 수분을 빠르게 말려 추위를 이겨내는 도움을 줬다고 합니다. M-65 필드자켓이 M-43, M-51 보다 기능적으로 더 좋다는 얘기가 있는데 NYCO 원단이 증명해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NYCO 원단으로 M-65 필드자켓을 여러 공장에서 만들었습니다. M-65 필드자켓이 나온 후, 다른 여러 국가에서도 디자인 영향을 받았고 M-65와 비슷한 밀리터리 제품을 낼 정도로 영향을 끼쳤으며 동시에 디자이너 사이들에서도 영감을 주었던 제품입니다. 현재는 다양한 브랜드에서 M-65 필드자켓을 재해석한 제품들이 나왔습니다.




*NYCO 원단이란?

나일론 + 코튼원단을 뜻함


*사틴이란?

주자직에 속하며 주자직은 보통 침대나 가벼운 실크소재를 만들 때 나타나는 조직을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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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65 필드자켓에서 가장 큰 특징인 디테일 뽑으라고 하면 전면 부의 4개의 포켓과 뒷목 부분에 있는 보호후드입니다. 세대별로 디테일에서 미세한 차이가 있는데 각 세대별 견장의 유무와 지퍼의 차이가 있습니다. 1세대는 견장이 없고 은색지퍼이며, 2세대는 견장이 있고 은색지퍼, 3세대는 견장이 있고 황동 지퍼를 사용 마지막으로 4세대는 견장이 있고 플라스틱 지퍼를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똑같은 세대더라도 제품마다 차이나는 디테일도 있습니다. 지퍼의 회사도 다르게 나오기도 하고 라이너(내피)에서 회색 안감을 사용한 제품도 있습니다. 회색안감을 사용한 제품은 소량만 만들어 개체수가 적기 때문에 보기 힘들다고 하네요. 위 세대 중에 가장 인기 있는 걸 꼽으라면 2세대입니다. 그 이유는 영화 ‘ 택시 드라이버’에서 주인공 로버트 드 니로가 입고 나왔기도 했고 소문에 들리는 얘기로는 2세대가 에이징이 더 잘된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황동지퍼 보다 은색지퍼가 눈에 띄게 예뻐 2세대를 좋아한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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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글을 정리하며 M-65 필드자켓을 생각하는 저만의 매력을 정리하자면


1. 캐주얼함

M-65 필드자켓을 선물 받고 가장 쉽게 다가갔던 스타일링은 보편적으로 캐쥬얼함이 잘 묻어나는 의류였습니다. 대학교에 다닐 시기에 너무 멋 내기도 싫고 그렇다고 스타일을 포기하기 싫을 때 와치 캡을 쓰고 필드자켓 안에 니트를 입고 등교를 하곤 했습니다. 사실 시간이 없어 머리 감기 싫은 날에도 이렇게 종종 캐쥬얼을 가장한 스타일링이 될 수 있습니다.


2. 러프함

헐리웃 영화에서 자주 등장한 M-65를 입고 있는 다양한 영화배우들처럼 입는 사람이 누군가에 따라서 멋스럽게 보입니다. 티 한 장 걸치고 입는 러프함에도 큰 매력이 있으니 티 한 장과 M-65 필드 자켓으로 가끔은 러프한 스타일링을 선보여도 좋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3. 편안함

색감만 맞춘다면 어떠한 제품과도 ‘편안하게’ 소화가 가능합니다. 안에 이너만 바꿔주어도 일주일 돌려 입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캐쥬얼하며 툭툭 걸쳐도 편안하고 멋스러운 스타일링의 매력 또한 있지 않을까요.


4. 포멀함

M-65 필드자켓의 생김새가 박력 있게 느껴져 클래식 혹은 포멀한 스타일에 안 어울리실 거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몇몇 있어요. 하지만 정갈한 클래식과 포멀한 옷차림과의 M-65 필드자켓의 조합은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크게 나누어서 4가지 매력 보여드렸습니다. 


앞서 얘기한 M-65의 매력은 정답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추구하는 과하지 않은 스타일링을 하기에 분명 매력적인 옷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스타일링마다 어떠한 매력이 있는가?’보다는 M-65 필드자켓이 ‘다재다능’하다는 것을 여러분도 느꼈으면 했습니다. 견고한 구조와 기능적인 디자인, 그리고 군복의 유래이다 보니 진행되는 노화 또한 수년간 착용하여도 비, 눈 같은 악재 속에서 또한 빛을 발하리라 생각이 듭니다. 입어보지 않으셨던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기능과 형태 사이의 균형이 가지고 있는 특별함은 시대를 초월하는 미학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제가 좋아하는 옷을 여러분에게 경험하게 해 드리는 건 제 소소한 행복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욕심은 너그럽게 용서해주세요.


Editor  임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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