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지방의 한 서점을 방문했습니다. 그곳에서 아주 깊은 울림을 가진 텍스트를 마주했는데, 며칠이 지나도 머릿속에서 잊지지 않습니다. 그 서점이 가진 이야기와 직업으로서의 서점원 그리고 그곳이 자리 잡은 도시를 바라보는 시선을 담담히 써 내려간 문장들은 아직도 눈에 선해 긴 여운으로 남아 있습니다. 마치 일말의 기대도 하지 않고 봤던 영화가 기대 이상으로 좋았을 때, 뻔한 이야기로 끝이 날 것 같았지만 어디 하나 부족함 없이 엔딩까지 완벽했던 그런 영화를 보고 엔딩크레디트가 다 올라갈 때까지 넋을 놓은 채 자리에 앉아있을 때의 느낌이랄까요. 꽤나 진중하고 진심이 가득했기 때문일 겁니다. 퍽 좋은 자극을 받아 나도 그런 시나리오 한 편을 준비해 보려고 합니다. 나는 인생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기에 어떠한 계획도 가지려 하지 않는 편이지만, 그래도 삶의 배경과 등장인물, 줄거리 등 제법 괜찮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앞으로를 맞이해보려 합니다. 열아홉에서 스물이 될 때처럼 설렘만 가득하지는 않기에 꽤 진중하게 이 삶을 살아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