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우세스러운 옷 얘기 ep.04
‘남우세스럽다’ : 남에게 비웃음과 놀림을 받을 듯하다.

‘남우세스러운 옷 얘기’ 에디터의 주관적인 생각으로 의류를 소개하는 Fake Magazine 연재물로써, 임찬영 에디터가 좋아하거나 소개하고 싶었던 의류를 중점으로 솔직하고 담백하게 얘기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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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우리나라에 데님팬츠가 처음으로 들어온 시기는 1950년대라고 얘기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무려 70년 동안 데님팬츠가 존재한다는 얘기인데 재미있는 사실은 시기마다 사람들이 느끼는 시선도 다양했다고 전해진다. 1960년대는 반항의 이미지, 1970년대는 청년의 이미지, 1980년대는 교복의 이미지, 1990년대는 몸매와 부를 과시하는 수단의 이미지로 보였다. 당시의 시대 환경과 영향력 있는 브랜드의 디렉팅에 따라 보이는 시선이 달라졌다고 생각한다. 시기가 지났음에 따라 개성도 다양해져 브랜드마다 출시하는 데님팬츠 디자인 또한 다양해져 가고 있다. 그렇기에 지금의 데님팬츠 이미지를 한가지로 확립하기에는 사실상 어렵다고 생각한다. 굳이 정한다고 하면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오늘날의 데님 팬츠 이미지는 그저 오래된 친구 같은 이미지로 비치고 있지 않을까? 아버지 어머니 옷장 속에서도 길거리에 보이는 사람들 속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옷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에게 친숙한 데님팬츠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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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님의 시작은 16세기 인도 뭄바이지방에서 남색으로 염색한 원단이 최초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이 원단을 이탈리아 제노바지역에서 새롭게 가공하여 프랑스로 수출을 했는데 당시 프랑스에서는 제노바지역을 ‘젠느(Gênes)’라고 하고 수입했던 원단을 ‘드님므(de nimes)’라고 불렸는데 이것이 나중에는 Jeans(청바지), Denim(청바지 원단)의 어원이라고 전해진다. 대부분의 사람은 앞서 말한 원단(데님)으로 바지를 만들었던 최초의 사람을 리바이 스트라우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니다. 1870년 전에도 데님팬츠를 생산하는 회사는 존재했다. 그렇지만 누가 만들었고 어떤 회사가 먼저 만들었는지는 정보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대신하여 데님의 근본이라고 생각되는 브랜드‘리바이스’역사를 살짝 엿보자.


  지금의 리바이스 데님팬츠를 만든 최초의 디자이너는 ‘야콥 데이비스’에게 1870년 12월 노동자를 위한 텐트, 담요, 헝겊 등 기능성 품목을 만들었던 상점에 한 여인이 찾아와 자기 남편을 위한 주머니가 쉽게 찢어지지 않는 튼튼한 작업복을 요구하였고 야콥이 생각해 냈던 것은 당시 말의 안장에 쓰였던 구리 리벳을 청바지에 사용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도 디자인에 반영되고 있는 리바이스 데님팬츠 디자인의 원형이다.


근데 왜 많은 사람이 리바이 스트라우스가 최초의 청바지를 만들었다고 했을까?


  이 얘기의 답은 ‘야콥 데이비스’와 ‘리바이 스트라우스’의 이 둘에 관계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독일에서 태어난 리바이는 18살 때 뉴욕으로 건너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였고 아버지와 형제들과 함께 뉴욕에서 드라이 관련 사업을 했다. 얼마 되지 않아서 골드러시가 일어나자 사업의 확장을 위해 서쪽으로 이전하였다. 마찬가지 야콥 또한 골드러시가 일어나자 캐나다로 이전했다고 전해진다. 골드러시가 한창일 때 그 둘의 사이는 야콥은 청바지를 만들기 위해 튼튼한 원단이 필요해 리바이에게 찾아가 9oz, 10oz 정도의 데님을 구매했던 사이였다. 쉽게 말해 디자이너와 원단 상인 정도의 사이였다. 이 둘의 사이가 깊어진 시기는 야콥이 만들었던 구리 리벳을 사용한 청바지를 만들던 시기에 디자인한 청바지를 타 회사들이 카피하기 시작했고 그걸 못마땅하게 여긴 야콥은 특허권 얻기 위하여 특허청에 가게 되지만 거절을 당했다. 특허를 받기 위해 리바이에게 도움을 청하는 편지를 쓰게 된다. 편지를 받은 리바이는 도움을 주게 되었고 결국 1873년 5월 20일에 ‘야콥 데이비스’와 ‘리바이 스트라우스’는 미국 포켓 오프닝개량 개선에 특허를 갖게 되었다. 당시 야콥은 브랜드의 차별성을 주고자 1950년 리바이스의 시그니처인‘아큐에이트 스티치’ 넣게 되었고 현재까지 가장 오래 사용되는 의류의 상표 표기법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이러한 리바이스디자인에 큰 영향을 끼친 야콥 데이비스는 오늘날의 리바이스 데님팬츠의 최초에 디자이너라고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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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 노동자들과 광부들의 전유물이었던 데님팬츠가 1955년 영화 ‘Rebel Without A Cause’에서 제임스 딘이 입고 나온 뒤로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는 얘기가 더 흥미롭게 들린다. 데님팬츠가 작업복이라는 타이틀에서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전환되는 기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당시 1950년대의 이미지만 보아도 불량청소년 입은 옷이 라이더자켓과 청바지에 엔지니어 부츠를 신고 클래식한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나는 이런 이미지를 보면 남자의 꺼져가는 로망을 다시 한번 샘솟게 해주는 휘발유 같다고 표현한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팬츠를 일부러 자르거나 데님을 덧붙이고 데님 안에 일러스트를 넣는 등 큰 디테일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현재로 넘어와 다양한 데님팬츠를 만들어내는 패션 사회 속에서 데님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아큐에이트 스티치’는 리바이스 팬츠의 백 포켓을 보면 갈매기 모양으로 봉제 된 스티치가있는데 그 디테일을 ‘아큐에이트 스티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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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님은 어떠한 디테일을 추가한다고 해도 변함없는 원료들은 존재한다. 그리고 그 원료에 따라 기본적인 데님의 페이딩과 실루엣이 결정된다고 한다. 그리고 그 원료들을 세세하게 다루기에는 내용이 너무 방대해지기에 원단과 다잉 이렇게 크게 2가지로 나눠서 얘기해보자.


  먼저 데님 원단은 수많은 종류가 있기에 시중에서 우리가 많이 볼 수 있고 대부분이 알고 있는 셀비지, 논셀비지의 차이점에 관해 얘기 하자면, 셀비지 와 논셀비지 원단의 차이점은 만드는 방식부터가 다르다. 셀비지는 옛날에 쓰였던 구직기로 원단을 짜며 논셀비지는 신직기로 원단을 만든다. 구직기는 원단을 느리게 짜서 느슨하게 만들지만 반면에 신직기는 빠르게 짜서 팽팽하게 만든다고 한다. 그렇기에 셀비지데님 과 논 셀비지데님에서 페이딩의 차이점이 뚜렷이 보인다. 논셀비지는 팽팽하게 짜기 때문에 사람이 입으면 공간이 생겨 인디고염색이 툭툭 떨어지는 페이딩이 생긴다고 하고 셀비지데님은 촘촘하고 느슨하게 짜여있기 때문에 개개인 마다의 페이딩이 나오게 되고 이외 착용자와 데님의 핏에 따라 저마다 또 다른 페이딩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실루엣과 원단만 신경 쓴다고 해서 무조건 아름다운 페이딩이 나오는 건 아니다. 원단에 어떻게 다잉을 했느냐에 따라 바지의 페이딩이 다르게 나오기 때문이다. 다잉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핸드다잉, 루프다잉, 로프다잉, 슬래셔다잉, 행크다잉 등 여러 가지 종류의 다잉이 있는데 데님에 인디고염색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페이딩이 다르게 나온다. 대표적인 로프다잉(rope dying)과 베트다잉(vat dyeing)으로 나누어서 설명하자면 로프다잉은 실 꾸러미를 밧줄 형태로 만들어 염료가 들어 있는 통에 담갔다가 빼서 건조 시키는 행위를 반복적으로 이행하여 염색을 하는 방법이다. 베트다잉은 합성 인디고 염료통에 실은 담근 뒤에 산화시켜 색을 내는 작업으로 이외 많은 다잉 기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얘기하는 좋은 데님팬츠란 페이딩이 잘 나오는 팬츠여야만 좋은 데님팬츠인가? 평균적으로 허벅지 사이즈가 두꺼운 사람들은 어떤 브랜드가 유명하다고 해서 안 입어보고 구매하게 되면 사이즈가 작거나 안 맞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크게 입게 되면 삼포현상이 생길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나는 자신의 체형에 잘 맞고 페이딩이 예쁘게 나오는 데님팬츠를 좋은 데님이라고 얘기한다. 사실 좋은 데님은 찾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매장에 가서 많이 입어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러분의 선택 폭을 좁혀보고자 개인적으로 내가 좋아하는 데님을 가져와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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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Warehouse 1001, Fullcount 1101 

빈티지 컬렉터들 사이에서 오리지널 리바이스보다 더 잘 만든다고 욕을 먹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한 데님팬츠를 추천해본다. 두 브랜드 다 고증이 깊은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데님팬츠를 만들기 위해 리바이스 오리지널 데님 팬츠를 뜯어보고 연구해서 만들었다고 하니 사람들 사이에서 호평이 자자한 브랜드다. 두 개의 브랜드에서 가장 유명하고 웨어러블하게 입을 수 있는 팬츠 두 가지를 추천해본다.

2. Atlast&co 147

남성적인 무드를 연출하고 싶다면 엣라고147를 추천한다. 브랜드 엣라코는 "Tenderloin"의 디자이너"Kei Hemmi" 가 독립해서 만든 브랜드이다. 그중에 유명한 엣라코 데님 147은 허벅지에서 밑단까지 와이드해서 허벅지 두꺼운 사람들에게는 편리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실루엣만으로도 다른 팬츠보다 빈티지한 감성을 주는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3. Demil Lot. 009P

국내에 데님 잘 만든다고 소문난 브랜드 데밀. 브랜드를 설립 당시 나라에 기술을 인정받아 투자를 받았으며 실제로 데밀 대표님은 일본에서 데님 봉제 공장에서 일을 했다고 한다.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는 아카이브를 가지고 있는 오리지널 제품에서 불편한 점을 덜어내고 장점을 살려 사람들이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데밀만의 제품을 만드는 거라고 한다. 그래서 이 브랜드에 가장 기본이 되는 P-009 모델을 추천해본다. 리바이스 54501을 배경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앞에 년식을 더해 팬츠 네이밍을 009라고 지었다고 한다. P-009 데님은 여러 작업자에게‘일할 때 아주 편하게 입었어요’라는 평까지 받을 정도로라고 하니 분명 누구에게나 편하게 입으며 손이 자주 가는 데님팬츠가 될 것이다.


  추천한 데님팬츠는 가능한 내가 보았거나 입어보았던 제품 위주의 데님팬츠들을 소개해보았다. 소개한 데님팬츠들은 에디터 본인과 독자분들의 체형이 다르기에 편리함보다는 개인적으로 페이딩이 예쁘게 빠지는 데님팬츠를 소개해줬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물론 이 외에도 좋은 데님 만드는 브랜드도 많이 있다. 그렇기에 내가 소개한 데님팬츠들도 참고용이지 정답은 아니다. 개인마다 맞는 데님 브랜드들이 있기에 데님팬츠를 구매할 때는 꼭 입어보고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글을 마지막으로 데님팬츠는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알 수 있는 삶의 증표라고 생각되는 옷이다.

어떻게 살았는지에 따라 페이딩이 달리 나오며 자신의 몸에 점점 맞춰지는 동반자 같은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여러분도 좋은 데님팬츠를 만나 옷에 대한 또 다른 즐거움을 느끼길 바랍니다.


  오늘은 데님팬츠에 대해 얘기해 봤습니다. 그럼 다음에도 솔직하고 담백한 옷 얘기로 조금이나마 여러분의 입꼬리를 올릴 수 있게 만드는 연재물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남우세스러운 옷 얘기에서 만나요.


Editor  임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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