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은 개성적인 방식으로 작품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는 한다.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가지고 다채로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이용해서 오롯이 받아드릴 수 있다. 또한 회화작품과 같이 작품과의 대면으로 느껴지는 감상이 아닌, 작품이 놓인 공간에 있는 모든 매개체로 인해 감상의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이곳 스페이스 소의 전시장은 관객의 숨소리만을 인지할 수 있을 정도로 조용히 유지된다. 관객들은 <녹슨말>에서 은유적으로 표현된 무언의 호흡과 생의 시간에 서서히 몰입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누군가에게 닿지 못하고 녹슬어버린 노년의 말에 숨을 불어넣어 각 연령의 시선, 몸의 시간 그리고 생의 물리적 변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모두에게 공평하며 절대적인 시간이 주어지지만, 얼마만큼의 시간의 길이를 경험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서로에게 다른 시간과 “말”이 갖는 의미를 “숨”이라는 신체적 현상을 통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