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1ST - 그날 밤하늘에는 별이 참 많았다

Track #5. ’그날 밤하늘에는 별이 참 많았다.’

그냥 울고 싶어질 때가 있다 . 어떠한 이유도 딱히 슬픈 일도 없지만 그냥 하염없이 울고 싶을 때가 있다 . 마음속 깊은 곳에 무언가 응어리 같은 것이 생겨 가슴이 답답한 기분이다 . 담배를 한대 피워보면 나아질까 해서 그렇게 해보지만 이내 속만 울렁거리고 메스꺼워져 모든 것을 토해내고 싶어질 뿐이다 . 사람들은 내가 감수성이 예민해서 그런 것이라고 하지만 , 슬프고 마음이 아파서 울고 싶은 것은 아니다 . 나는 그저 아무 이유 없이 울음을 쏟아내고 싶을 뿐이다 . 어느 책의 제목처럼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또 그럴 것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울어보지 않기로 다짐을 해보기도 한다 . 하지만 그래도 한 번 생겨난 이 울고 싶어지는 기분은 어쩔 수가 없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눈물이 많은 편이다 . 그저 그렇게 뻔한 결말을 가진 슬픈 영화를 볼 때도 그런 장면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어떨지 상상이 되어서 울음을 먼저 터트리기도 하고 , 노래의 가삿말을 찬찬히 읽어볼 때도 , 괜스레 떠오른 엄마를 생각할 때도 그리고 우연으로 다가오는 감동의 순간에도 항상 눈물이 앞서는 편이다. 특히 , 그런 우연한 감동은 늘 예고도 없이 찾아와 항상 나를 그렇게 울리곤 한다.


  그날 밤하늘에는 별이 참 많았다 . 고개를 돌려 무심코 바라본 하늘에는 동그랗고 아주 노란 달이 떠있었고 , 그러다가 자연스레 똑바로 올려다 본 하늘에는 눈이 부실 정도로 환한 별들이 참 많았다 . 별자리를 모르는 것이 이토록 아쉬울 수 있을까 .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다 이내 가슴이 먹먹해져 참을 수 없는 눈물이 차올라 바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고야 말았다 . 아마 한동안 잊고 살아서 일테다 . 당장 바로 내 눈앞에 있는 것만 바라보기 바빠 , 밤하늘이 이토록 아름다운지 잊고 살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 그때 들었던 노래와 잘 어울려서일테다. 바로 그 노래는 마마스 건 Mamas Gun 의 Baby I Love You. 하늘의 별들이 노래에 맞춰서 하나둘씩 당장이라도 내게 쏟아질 듯했다. 그리고 나는 그 밤하늘을 오래도록 기억하기 위해 그렇게 한참을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으며 그저 멍하니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을 뿐이었다.


  우연한 감동은 늘 그렇게 찾아 온다 .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아름다운 장면과 지금 내 귀에 울리는 이 노래와 함께 , 말 그대로 아주 우연히 다가온다 . 내 눈물과 감동에는 늘 노래가 있었다. 가만히 노래를 듣다가도 , 그 노래를 들으며 어떤 생각이 들어서도 , 내 앞에 펼쳐진 풍경을 볼 때도 나를 지나간 추억이라는 장면이 떠올라서 울기도 하며 , 그 눈물은 오래도록 긴 여운으로 남아 내가 지금 온전히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줄 때가 많다 . 이번 PLAYL1ST 플레이리스트는 그 날의 밤하늘을 간직한 노래들이다. 눈물은 어느 한 가지 감정만 가지고 흘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록 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없겠지만, 어차피 달라지지 않을 거라면 울고 싶을 때는 그냥 울어보기로 하는 것은 어떨까? 나는 울지 않기로 수도 없이 다짐도 해봤지만 , 이제는 울고 싶을 때는 그냥 울기로 마음을 고쳐먹어보기로 한다. 그렇게 이제서야 내 감정에 솔직해지기로 굳게 다짐한다 .



Editor  김남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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