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L1ST - 별일 없이 삽니다

Track #6. ’별일 없이 삽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 시행이 한 달이 다 되어간다. 팬데믹 Pandemic.  아주 먼 옛날, 중세 시대의 그 페스트 Pest와 같은 감염병의 시대가 다시 올 것이라고 과연 어느 누가 상상이나 해봤을까?  사실, 감염병은 언제나 우리 곁에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 팬데믹 Pandemic이 우리에게 이토록 무겁게 다가오는 것은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빼앗겼기 때문이지 않을까.  우리의 일상은 많이 달라졌다.  마스크를 쓰는 것부터 시작해서 외출을 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되어버렸고, 외출을 해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다. 카페에 가서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도, 영화관에 가는 것도,  그리고 사람들과의 소소한 자리마저도 우리의 사소한 그 일상이 이제는 낯설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이번 팬데믹 Pandemic은 바리스타로 일하는 내게도 매우 크게 다가왔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시행으로 손님들의 매장 이용은 금지되었고, 매장 운영도 어려워졌고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출근하는 날이 줄었다는 것이다. 매일같이 바쁘게 일을 해왔기에 이렇게 쉬는 것이 한편으로는 좋지만, 어쩐지 무기력해지고 삶의 의욕마저 없어지는 기분이다. 


  ‘괜찮으세요?’ 혹은 ‘힘드시죠?’ 요즘 부쩍 자주 듣는 질문들이다. 어쩌면 이 시국에서 내게 자연스럽게 묻게 되는 그들의 안부 인사일지도 모르겠다.  그럴 때마다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그러니깐 있는 사실 그대로 힘들다고 해야 할지 혹은 그럼에도 꿋꿋하게 이겨내고 있다고 해야 할지 주저하게 될 때가 있다. 그래서 그 고민 끝에 내가 찾은 대답은 ‘별일 없이 삽니다.’이다. 이 상황이 꽤 절망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기에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그래도 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해보기로 한다. 그냥 별일 아닌 것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평소처럼 커피 세팅을 하고,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시시콜콜한 수다를 떨기도 하고, 단골 손님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신나는 노래를 틀어 한껏 분위기도 내보기도 한다. 힘들 때 웃는 것이 일류라고 했던가. 어쩐지 그 무기력함이 없어지는 느낌이다. 


  이번 PLAYL1ST는 들으면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 ‘별일 없이 산다.’로 시작되었다. 들을 때마다,  어쩐지 유쾌한 에너지가 생겨나는 이 밴드의 노래들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위로를 건네고 있는 듯하다. 비록 지금 우리의 일상은 잠시 멈췄지만, 그래도 아쉬워하고만 있을 필요는 없다. 우리는 반드시 다시 그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기에,  그저 지금을 잘 견뎌내기만 하면 된다.  그런 우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유쾌함이지 않을까.  이 노래들로 당신의 일상이 조금은 유쾌하고 즐거워지기를 바란다.  나는 오늘도 별일 없이 산다.  


앨범명 - [Hurt & The Merciless]


The Heavy - The Apology


2008년 영국 음악매거진 '롤링 스톤지'에서 올해 최고의 발견이라는 타이틀로 소개될 정도로 인정받은 밴드. 그들의 노래 중 위 곡은 갤럭시 노트7 광고에 나온 음악이기에 아는 사람들에겐 익숙한 노래일 듯 하다. 제대로 된 사과를 하지 않고 두루뭉실하게 넘어가려는 연인 사이의 다툼을 소재로 한 이 곡은 신나고 경쾌하며 중독성있는 리듬 위에 소울과 펑크가 적절히 버무러져 한껏 흥을 돋운다. 

앨범명 - [Father of the Bride]


Vampire Weekend - Sunflower ft. Steve Lacy


Vampire Weekend의 고상함 위에 기타 사운드가 올라가 재지하고 그루비한 감성으로 곡을 유쾌하게 끌고 있다. 템포가 느려졌다가 빨라졌다 다시 느려지는 구성이 인상적이다. Steve의 그루비한 매력이 강한 인상이 남으며 감각적인 기타 리프가 돋보인다.

앨범명 - [Whatever People Say I Am, That's What I'm Not]


Arctic Monkeys - When The Sun Goes Down


'Whatever People Say I Am, That's What I'm Not'은 잉글랜드의 인디 록 밴드 아크틱 몽키스의 데뷔 음반이다. 2006년 1월 23일에 발매되었으며 발매 첫 주 360,000장 이상 팔리며 영국에서 가장 빨리 팔린 데뷔 음반이 되었고, 지금도 밴드의 데뷔 음반으로는 가장 빨리 팔린 기록을 갖고 있다. 그중 위 곡은 초창기의 빠른 리듬감을 보여주는 곡으로 여유롭게 읆조리다가 디스토션이 걸린 기타 톤과 함께 시작하는 곡의 구성으로 많은 이들을 열광시켰다.

앨범명 - [Easy Listening For Love]


술탄 오브 더 디스코 - Shining Road


'Easy Listening For Love'(사랑을 위한 듣기 편한 노래)라는 앨범명, 그리고 행복해 보이는 한 남성이 친근하게 손을 뻗고 있는 앨범 이미지, 이 모든 게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느낌이 바로 이번 앨범에서 술탄이 지향하고 있는 바다. 술탄의 이런 지향점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는 곡은 바로 타이틀 곡 'Shining Road'. 그들의 노래들 중에서 가장 대중적이라 할 수 있는 이 곡은 사랑하는 이와 따스한 바람을 맞으며 드라이브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Editor  김남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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